<0018 트랙 수트>

플린 양의 안내를 따라, 신시아는 2층으로 올라와 자신에게 배정된 손님방에 들어갔다.

플린 양이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손님방들 중에서 가장 작은 방은 아닙니다. 하지만 답답하시면 말씀하세요. 더 큰 방으로 옮겨드리겠습니다.”

“손님방들? 손님방도 여러 개 있나 보네요.”

신시아는 더 이상 놀라지 않기로 굳게 다짐하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

방은 저택의 규모에 비해서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신시아가 보고 짐작하기로는, 브루클린에 있는 부모님 댁의 거실보다 컸다. 게다가 방 한가운데 놓인 침대는 2인용보다도 커 보였다.

“방은 충분히 커요. 특히 침대는 우리 엄마 아빠 침대보다 더 커 보이네요.”

말하고 나서야, 신시아는 그것이 입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플린 양은 못 들은 척 설명을 이어갔다.

“휴대폰 충전기는 침대 왼쪽 협탁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C타입과 8핀, 둘 다 있습니다.”

‘충전기가 두 종류 다 있어서 다행이네요.’

신형 아이패드 미니와 구형 아이폰을 동시에 가지고 다니는 입장에서, 신시아는 조금 안심했다.

플린 양은 손님방 안쪽의 문을 열었다.

“여기가 손님방 욕실입니다. 보시다시피 새 칫솔과 샴푸, 린스, 바디워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부족한 것은 언제든 탁자 위의 인터폰을 사용해서 말씀 주시고요.”

“어… 플린 님.”

“편하게 불러주세요, 신시아 아가씨.”

플린 양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신시아는 머뭇거림을 버리지 못했다.

“어, 음. 아, 네. 미즈 플린.”

“네, 신시아 아가씨. 말씀 주시면 듣겠습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시죠”도 아니고 “말씀 주시면 듣겠습니다”라니. 이 집의 정중함은 문법부터 다르구나…….’

신시아는 잠깐 어지러움을 참았다. 그녀는 욕실 안의 물건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쨌든…… 샴푸와 린스가 각각 두 종류씩 있는 건가요? 쿨 샴푸, 플로럴 샴푸…….”

“네, 맞습니다. 바디워시도 멘솔과 플로럴, 두 종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신시아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기로 했다.

플린 양은 연출되었으나 과장되지는 않은 친절한 미소를 유지한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신시아 아가씨, 세탁물이 있으시면 욕실 문 안쪽 바구니에 넣어두시면 됩니다. 속옷류는 별도 망을 사용해주시면 되고요. 방문 앞에 내놓으시면 저희가 밤 10시에 회수하여 세탁과 건조를 마친 후 내일 아침 6시에….”

“저… 제 속옷은 제가 빨게요.”

신시아는 황급하게 말했고, 플린 양은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러시다면 세면대 아래에 손세탁용 중성세제가 있습니다. 울, 실크 공용입니다.”

“저기, 이 집에서는 손님들에게 준비가 안 된 것이 무엇인가요?”

“아, 이 방에 잠옷은 없습니다. 다만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손님용으로 드리는 파자마와 나이트가운이 있습니다.”

“아, 아뇨. 괜찮아요. 제 잠옷은 챙겨왔어요.”

“어머. 내가 집에서 입는 걸 빌려주려고 했는데.”

루이스가 어느새 방 안에 들어와서 말하고 있었다.

휙 뒤를 돌아본 신시아는 루이스의 예상외의 차림새에 입을 벌렸다.

“…미즈 생클레어? 어째서 보라색 트랙 수트 차림이신가요?”

“아. 보라색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거든요.”

“미즈 생클레어. 외람되오나, 질문을 바꿔도 될까요?”

“네. 얼마든지요.”

“어째서 파자마도, 나이트가운도 아닌 트랙 수트 차림이신가요?”

“편하잖아요?”

루이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노란색 트랙 수트 상하의를 신시아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신디, 당신 것도 준비해 왔어요. 내가 서너 번 입었던 거지만요.”

신시아는 노란색 트랙 수트를 내려다보았다.

선명했다. 지나치게 선명했다.

“미즈 생클레어.”

“네.”

“혹시 이 색도 좋아하시는 색인가요?”

“아뇨.”

루이스는 아주 온화하게 웃었다.

“그건 제가 집에서 제일 덜 입는 색이에요.”

신시아는 다시 트랙 수트를 보았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 측면 라인이 들어간, 후드 달린 나이키 트랙 수트였다.

새 옷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낡지도 않았다. 그냥 누군가의 집 안에 있었던 옷이었다.

“매우 편합니다.”

루이스가 말했다.

플린 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신시아가 이미 거절할 시기를 놓쳤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신시아는 두 손으로 노란 트랙 수트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잘 어울릴 거예요.”

“근데…… 제가 우마 서먼은 아닌데요.”

“아. 그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죠.”

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신디도 잘 어울릴 거예요.”

신시아는 노란 트랙 수트를 다시 내려다보았다.

역시 그 색은 지나치게 선명했다. 검은 측면 라인까지 들어가 있었다.

루이스는 여전히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신시아는 그 웃음이 친절인지, 확신인지, 아니면 드빌리 가문의 완곡한 명령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0019 드빌리 가문의 초상>

“아 참. 우리 아들이 잠자러 가기 전에 인사하실래요?”

그제야 신시아는 여섯 살 정도의 갈색 머리 소년이 루이스의 다리를 붙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년은 검은색 나이키 아동용 트랙 수트를 입은 채, 나무에 매달린 매미처럼 엄마에게 꼭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클로디, 신시아 누나에게 인사해야죠?”

루이스가 부드럽게 말하자, 클로디는 곧바로 엄마의 다리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신시아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

신시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귀엽다. 그리고 귀하게 자란 티가 났다.

그러나 신시아가 느낀 것은 그보다 조금 더 의외의 감정이었다.

“미즈 생클레어는 아직도 대학생 아가씨처럼 보이시는데, 이렇게 큰 아들이 있었다니…….”

그 말은 신시아의 입에서 거의 저절로 흘러나왔다.

잠시 정적.

클로디는 물끄러미 신시아를 바라보았다.

루이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

그리고 한 번 더 말했다.

“어머, 어머.”

루이스의 얼굴에 천천히,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노골적인 아첨을 하다니. 신디답지 않은 말실수를 했군요?”

“네?”

“좀 더 계속해 보세요.”

루이스는 곤란한 척하면서 몹시 좋아하고 있었다.

신시아의 등 뒤에서, 플린 양은 잔잔한 미소를 지은 채 지금의 대화를 못 들은 척 방구석의 램프를 점검하고 있었다. 달칵. 달칵.

클로디가 루이스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엄마?”

“응?”

“기분 좋아 보여요.”

루이스는 고상하게 미소 지었다.

“그럴 리가요.”

신시아의 등 뒤에서, 플린 양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지금의 대화를 못 들은 척 방구석의 공기청정기를 저소음 모드로 전환하고 있었다. 띠링. 띠링.

밤 10시 10분.

신시아는 샤워를 마친 후, 루이스가 갖다 준 노란색 트랙 수트로 갈아입었다.

신시아가 헤어드라이어로 머리카락을 다 말릴 때쯤, 정중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신시아가 문을 열어보니 루이스가 미소 지으며 서 있었다.

“실례할게요. 잠이 잘 오는 카모마일 차라도 한 잔 하시겠어요?”

“아, 네!”

신시아는 루이스를 따라 거실로 왔다.

탁자 위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있는 두 개의 찻잔이 보였다.

그러나 찻잔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거실에 걸려 있는 드빌리 가문의 오래된 가족 초상화였다.

“저분은 저희 7대조 할아버지. 알퐁스 드빌리 대령. 아이티 혁명군 장교로서 나폴레옹의 원정군과 싸우셨던 분이에요. 혁명이 끝난 뒤에는 쿠바로 이민했다가, 몇 년 후 다시 뉴올리언스로 건너오셨죠.”

유화 속의 알퐁스 드빌리 대령은 야망과 포부가 가득한 눈으로 신시아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신시아는 짐작했다.

“아… 드빌리 가문 선조님은 프랑스계 흑인 귀족이셨구나.”

그 말이 신시아 스스로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오자, 루이스는 피식 웃었다.

“어머, 우리 선조님이 귀족은 아니었어요. 프랑스인 부르주아와 그의 흑인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자유인이었죠. 본인도 식민지 태생의 부르주아였을 뿐이고요.”

‘부, 부, 부르주아!? ….제 생각과 큰 차이 없는데요?’

신시아는 더 이상 뭐라고 토를 달지 못하고 말을 삼켰다.

“저분이 남겨주신 토지와, 그 토지의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자원에서 나오는 수익… 그것으로 저희 드빌리 가문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죠.”

별로 자랑하는 것도, 별로 부끄러워하는 것도 아닌 기색으로 루이스는 간단히 설명했다.

‘아, 미즈 생클레어는 땅부자, 자원부자 집 딸이셨군요? 조상님이 물려주신 땅에서 석유가 나온다니, 더 이상 제가 궁금해할 필요도 없네요.’

신시아는 그 말을 꿀꺽 삼키고, 그림에서 시선을 돌렸다.

비록 그림 속의 인물들이었지만 신시아는 알퐁스 드빌리 대령과 그의 아내 마담 드빌리,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인 청년의 시선을 감당하기가 무거웠다.

‘죄송해요. 저 같은 서민이 여러분의 대저택에 들어와서 죄송해요….’

얼른 다른 쪽 벽면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이번에는 루이스와 루이스의 남편 조지프 생클레어 시의원,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인 클로디 생클레어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 액자가 보였다.

“우리 남편 잘생겼죠?”

루이스가 다소 장난스레 물었다.

“네?! 아 네! 맞아요! 엄청 미남이세요!”

신시아는 그 의외의 질문에 당황해서 버벅거리다가, 쓸데없는 질문을 역으로 던지는 실언을 하고 말았다.

“그, 그런데 남편분과 그렇게 멀리 떨어져 계시면 괜찮으세요?”

신시아는 그렇게 물어놓고는 자신의 실언에 경악하여 몸이 흠칫 굳었다.

루이스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왜요?”

“아니, 그러니까…… 결혼하셨고, 클로디도 있고, 그런데 각자 공연과 정치 활동에 바쁘시고…….”

“우리 부부 사이 좋아요.”

루이스는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만나면 같이 넷플릭스 보면서 농밀하게 섹스도 하는걸요.”

“아, 네. 그러시군요. 네…….”

신시아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방금 들은 문장의 뒷부분이 귀 안쪽에서 다시 재생되었다.

만나면 같이 넷플릭스 보면서.

농밀하게 섹스도 하는걸요.

농밀하게.

“네? 노, 농밀…?”

루이스는 아무렇지 않게 카모마일 차를 마셨다.

“왜요? 뭘 새삼스레? 부부니까 당연하잖아요.”

“네. 그, 그렇죠. 부부시죠. 네.”

신시아는 찻잔을 내려다보았다.

찻잔 안의 카모마일 차 표면은 신시아의 마음과 달리 평온했다.

농밀하게.

‘아니 아니 자꾸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하지 말자. 후우….’

신시아는 미지근한 카모마일 차를 단숨에 주욱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런데….”

신시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미즈 생클레어의 부모님은요?”

루이스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우리 부모님은…… 멀리 가셨어요.”

신시아는 흠칫했다.

루이스는 벽에 걸린 사진을 가리켰다.

사진 액자 속에서 초로의 부부가 웃고 있었다.

어느 레저용 요트의 갑판 위에 의자를 꺼내놓고 앉아서 세상 아무 근심 없이 웃는 모습이었다.

‘저분들이 멀리 가셨다고?’

거실의 공기가 순간 숙연해지고, 신시아는 당황해서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해요… 기도할게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루이스가 눈을 깜빡였다.

“어머? 아니에요. 우리 부모님 멀쩡히 살아 계세요.”

“…네?”

“크루즈를 타고 세계 여행 중이세요. 지난주에는 그리스에 계셨고, 이번 주는 아마 이탈리아일 거예요.”

신시아는 벽의 사진과 루이스를 번갈아 보았다.

“아니, 그럼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루이스는 태연했다.

“멀리 가셨잖아요?”

“그건 맞지만!”

신시아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루이스는 사진 속 부모님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게다가 배 타고 가셨으니까, 정말로 멀리 가신 거잖아요?”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요…….”

<0020 밤 10시의 나쁜 짓>

‘오늘 받은 문화적 충격이 커서 잠이 잘 올까 모르겠네. 하지만 내일 또 연습하려면 제대로 자야지.’

신시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 옆 충전기에 아이폰을 꽂았다.

그리고 침대에 몸을 눕힌 뒤,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똑똑똑.

낮게 울리는 노크 소리.

“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루이스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어둠 속에서 안경 너머의 눈동자가 희미하게 빛났다.

“아직 안 자고 있죠, 신디?”

“아, 네.”

신시아는 얼른 몸을 일으켜 침대에 앉았다.

루이스는 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침대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신디. 지금 클로디도 잠들었고, 집 안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다들 쉬러 들어가셨어요.”

“아…… 네.”

루이스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자 그녀의 머릿결에서 진하고 달콤한 샴푸 냄새가 났다.

신시아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여 등을 곧게 세웠다.

안경 너머의 루이스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 물기를 머금은 듯 반짝이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요.”

루이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랑 같이… 넷플릭스 보면서 나쁜 짓 할래요?”

신시아의 사고가 멈췄다.

밤의 저택.

잠든 아이와 쉬러 들어간 고용인들.

그리고 남편과 떨어져 있는 유부녀가 말하는 ‘나쁜 짓’.

신시아는 그대로 허공을 보았다가, 루이스를 보았다가, 다시 허공을 보았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네?”

“도덕적인 일탈이기는 해요. 하지만 오늘 밤만이에요.”

“!!?!!”

얼어붙은 신시아 앞에서 루이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강요는 안 하지만… 난 신디랑 같이 하고 싶어요.”

“!!!”

“괜찮아요.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

“!!?”

신시아는 이제 숨도 쉬기 어려웠다.

루이스는 조용히 신시아를 내려다보았다.

“나하고는 싫어요?”

“아, 아, 아뇨. 그게, 꼭 싫은 건 아닌데요.”

말이 튀어나온 뒤에야 신시아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아니, 싫은 건 아닌데,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 그러니까 저는…… 그…….”

루이스는 여전히 진지한 표정으로 신시아를 바라보았다.

몇 초가 흘렀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칼로리는 내일 생각해요.”

“……네?”

루이스는 신시아를 데리고 주방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컵라면 두 개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잠시 후, 전기포트의 뜨거운 물이 컵라면 안으로 부어졌다.

“밤 10시에 야식을 먹는 게 나쁜 짓인 건 알지만… 오늘은 칼로리를 많이 썼으니까 괜찮겠죠.”

“아.”

신시아는 그제야 모든 문장의 의미를 다시 조립했다.

심야에 아무도 모르게 몰래 하는, 넷플릭스 보면서 하는 나쁜 짓.

그것은 곧 밤 10시에 나트륨 많은 컵라면을 먹는 행위였다!

“아, 네…… 확실히.”

신시아는 식탁 앞에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아직도 얼굴이 뜨거웠다.

루이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휴대폰을 세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틀었다.

화면에서는 고대 해양 파충류의 복원도가 느릿하게 지나갔다.

‘그러니까 이분에게는 사랑하는 남편과의 동침은 당연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이니까 아주 건전한 거야. 그에 반해 심야의 컵라면은 건강을 해치는 나쁜 짓인 거고.’

신시아는 안도했다. 동시에 자신이 안도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의 도덕관념에 대해 잠시 반성했다.

플레시오사우루스는 휴대폰 화면 밖으로 신시아를 멀뚱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