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5 스쿠터 다이어리>

저녁 여섯 시가 거의 다 되어 합주 연습이 끝났다.

긴장과 집중으로 똘똘 뭉쳐 있던 신시아는 그제야 어깨와 손목에서 힘을 뺐다.

밴드의 시니어 세 사람은 막내 베이시스트가 숨을 크게 내쉬며 프렛리스 베이스를 내려놓는 모습을 보고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신시아는 오늘도 잘 따라왔다.

하지만 이 밴드에서는 따라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앞으로는 신시아 스스로, 연주자로서의 자기주장을 강화해야 했다.

세 사람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디아는 마이크 스탠드를 벽면으로 옮기고 앰프를 끄며 말했다.

“오늘 다들 수고했어. 특히 신디가 잘 따라왔어. 이제 네가 앞에 나서도 된다고 판단했을 때는, 우리 눈치 조금 덜 봐도 돼.”

“감사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리디아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하는 신시아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아직 긴장했구나. 신디, 여기 군대 아니야.”

“경직된 자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풀어지겠죠.”

루이스가 피아노 뚜껑을 닫고 일어나면서 신시아를 변호해주었다.

리디아도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신시아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래, 신디? 오늘도 이 근처 식당 어디선가 저녁을 먹을래?”

“거기에 대해서 내 의견이 있는데.”

트럼펫 마우스피스를 마른 천으로 문질러 닦던 캐티가 손을 들었다.

“메이가 밴드의 막내에 대해서 궁금해하더라고. 식사도 대접하고 싶어 하고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집에 올래?”

신시아가 동그래진 눈으로 캐티를 보았다. 캐티는 다 닦은 트럼펫을 케이스에 눕혀놓으며 히죽 웃었다.

“아, 뭐 대단한 음식을 준비하는 건 아니고, 우리 집 냄비 속에 있는 것들을 주겠지만…….”

“캣, 네 부인을 너무 혹사하는 거 아냐? 오늘 하루 종일 집에서 육아했을 텐데.”

리디아의 냉엄한 지적이 나오자 캐티는 두 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그래서 내일 아침은 내가 애들 볼 거야. 메이는 늦잠 좀 자게 하고.”

“정말이지?”

“정말이야. 적어도 메이가 오늘보다 잠을 더 잘 수 있을 정도로는.”

캐티는 다시 신시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쨌든 신디만 오케이 한다면, 오늘은 우리 집에 데려가서 저녁을 먹이고 재울 거야. 자, 어때 신디? 이 초대에 뛰어들 수 있어?”

“저, 그래도 될까요? 사모님도 계시고, 아기들도 있을 텐데 제가 방해가 아닐까 싶어요…….”

신시아가 두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대답하자, 캐티는 웃었다.

“전혀 문제가 아냐. 오히려 네가 정신없을까 봐 걱정이지. 우리 집은 항상 애들 때문에 소란스럽거든.”

“전 괜찮습니다.”

신시아는 씩씩하게 대답했고, 캐티는 손뼉을 쳤다.

“오키도키! 갈 준비 하자.”

문을 열고 연습실을 나오자 바깥 공기는 서늘했다. 그만큼 지금까지 연습실 안에 남아 있던 열기가 대단했던 것이다.

거리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비는 그쳤지만 처마 끝에서는 아직 물방울이 떨어졌고, 젖은 아스팔트 위로 가로등 불빛이 길게 번졌다.

캐티는 자신의 오렌지색 베스파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갔고, 신시아는 백팩을 둘러멘 채 캐티를 종종걸음으로 뒤따라갔다.

캐티는 베스파의 좌석을 위로 젖혀 올렸다. 그제야 신시아는 좌석 아래 공간이 트렁크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캐티는 트렁크에서 꺼낸 하얀 오픈페이스 헬멧을 신시아에게 건넸다. 신시아는 그것을 머리에 푹 눌러썼다. 캐티가 헬멧의 위치를 바로잡고 턱끈을 조절해주었다.

이어 자신의 헬멧도 쓰고 턱끈을 잠갔다.

“자, 가보자고.”

캐티는 베스파의 시트에 올라타 열쇠구멍에 키를 꽂았다. 신시아는 엉거주춤 캐티의 등 뒤로 다가가며 물었다.

“저, 모터사이클은 타 본 일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쿠터는 모터사이클이라고 부르기엔 좀 캐주얼한 물건 아닐까…… 뭐 어쨌든 내 뒤에 타.”

캐티는 베스파를 똑바로 세운 채 두 발로 지탱하고, 뒤쪽 발판을 가리켰다.

“발은 여기. 내가 잡고 있을 테니까 천천히 올라와. 앉으면 날 붙잡고.”

“네, 네.”

신시아는 엉거주춤 캐티의 등 뒤에 붙어 앉았다. 발판에 발을 올리고, 앞으로 두 팔을 뻗어 캐티를 붙잡았다.

캐티가 순간 간지럽다는 듯 키득대며 말했다.

“저기, 내 가슴을 그렇게 힘주어 잡을 필요는 없어.”

신시아는 자신의 양손을 보았다. 당황해서 앞쪽으로 뻗은 손이 캐티의 가슴을 붙잡고 있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서 얼른 손을 내렸다.

“앗! 죄, 죄, 죄송해요!”

그러나 손을 너무 내려버렸다. 캐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시아를 놀렸다.

“그리고 손이 내 허벅지 안쪽으로 가고 있는데…… 신디, 안 되겠네. 엄청 야한 아이였구나. 그런 건 메이 허락 받고 나서 만지든가.”

“아니에요! 그런 뜻 아니에요!”

“하하하……! 알아. 그러니까 허리께 재킷을 잡아. 세게 잡아도 돼. 떨어지는 것보단 낫지.”

신시아는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캐티의 허리께 재킷을 붙잡았다.

캐티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좋아. 꽉 잡아.”

“네…….”

“그리고 집에 가기 전에 마트 들를 거야.”

“네?”

“우유 떨어졌어.”

신시아는 헬멧 안에서 잠깐 눈을 깜빡였다.

캐티는 아무렇지 않게 시동을 걸었다.

“프로 뮤지션의 퇴근길은 원래 이래. 재즈가 끝나면 우유, 기저귀, 저녁밥이 기다린다. 자, 가자고.”

베스파의 엔진이 낮게 떨렸다.

“둘 다 조심히 가고, 내일 만나요.”

“캣, 과속하지 말고 천천히 가.”

문밖에 나온 루이스가 손을 흔들고, 리디아가 손을 들어 배웅했다.

캐티는 헬멧의 바이저를 내리며 웃었다.

“어차피 베스파는 둘 태우고 빨리 못 달려. 그럼 모두 내일 점심때 만나자.”

“내일 뵙겠습니다……!”

캐티와 신시아를 태운 오렌지색 베스파는 깽깽거리는 배기음을 토해내며 기어가듯 달리기 시작했다.

젖은 노면에 가로등 불빛이 이어진 저녁 거리로.


<0026 어서 와. 아기들 있는 집은 처음이지?>

세인트클로드 지구에서 출발한 스쿠터는 시속 30마일을 넘기지 않고 뉴올리언스 시가지를 서쪽으로 가로질렀다.

토요일 저녁의 거리. 천천히 걸어 다니며 어느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을지 고민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스쿠터 양옆으로 흘러갔다.

신시아는 캐티의 허리께 재킷을 붙잡고 몸을 밀착한 채, 헬멧 바깥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를 들었다.

엔진 달린 이륜차의 뒷자리에 타는 것은 생애 처음이었다. 속도 자체가 빠르지 않아도, 몸이 바깥에 드러난 채 움직이는 경험은 낯설었다.

도심을 벗어나 서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음식점과 관광객으로 붐비던 거리는 차츰 조용해졌다.

길가에 메테리라는 지명이 적힌 표지판이 나타났다.

“메테리……? 뉴올리언스가 아닌가 봐요?”

신호에 걸려 멈춘 사이 신시아가 묻자, 캐티가 고개를 조금 돌렸다.

“뉴올리언스의 베드타운이야. 뉴올리언스에 직장 있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 많이 살아. 메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스쿠터 양옆으로 흘러가던 풍경은 낮은 상가와 주택들, 나지막한 2층과 3층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들로 바뀌었다.

이윽고 캐티와 신시아를 태운 스쿠터는 어느 아파트 단지의 철제 슬라이딩 게이트 앞에 멈추었다.

캐티는 베스파의 열쇠고리에 매달린 검은 리모컨을 눌렀고, 게이트가 작은 버저음을 내면서 옆으로 열렸다.

캐티는 아파트 단지 안으로 베스파를 몰았다.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는 오늘 아침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고 캐티가 투덜거렸던 녹색 클래식 피아트가 서 있었다. 캐티는 그 옆자리에 베스파를 세웠다.

시동이 꺼지자, 신시아는 엉거주춤 베스파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헬멧을 벗으며 아파트 단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뉴욕에서 보던 조밀한 아파트와는 많이 달랐다. 각 동은 서로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었고, 높이는 3층을 넘지 않았다.

캐티는 좌석 아래 트렁크에서 우유 두 팩이 든 비닐봉지를 꺼내 신시아에게 건넸다.

헬멧을 정리한 캐티가 휴대폰을 확인했다.

“우리 애기들이 놀이터에 있대. 이제 들어가려던 참이라네. 가보자.”

캐티가 먼저 휘적휘적 걸어갔다. 신시아는 우유 봉지를 들고 캐티를 따라갔다.

하루 종일 간헐적으로 내리던 비는 저녁이 되면서 멎어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는 구름이 낮게 남아 있었고, 놀이터 조명이 젖은 바닥과 놀이기구를 비추고 있었다.

그 불빛 아래에서 이제 막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남자아이와, 뜀박질에 상당히 익숙해진 듯한 여자아이가 놀고 있었다.

아이들을 불러 모으던 동양인 여자가 캐티를 보며 손을 들어 보였다.

안경 너머의 두 눈은 피로에 젖어 있었지만, 캐티를 바라보는 까만 눈동자만은 아주 맑고 선명했다.

캐티는 그녀에게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며 말했다.

“하루 종일 수고했어, 메이!”

여자아이가 캐티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메이 마미! 캣 마미가 왔쪄여!”

남자아이는 캐티에게로 아장아장 달려들었다.

“마마. 캣 마마.”

캐티는 아이 둘을 한 팔에 하나씩 껴안고 들어 올렸다.

“내 딸 헤이즐. 우린 헤이지라고 불러. 이쪽은 내 아들 레오. 신디, 인사해.”

“아…… 안녕!”

신시아는 헤이지의 통통한 손과 악수하고, 레오의 통통한 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메이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리 부인.”

“반가워요, 신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오늘 고생했겠어요.”

메이는 신시아와 악수하며 피곤한 눈매로 웃었다.

‘고생은 리 부인께서 다 하신 것 같은 얼굴인데요.’

신시아는 그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오늘 당신을 초대한 건 나예요. 밴드의 다른 멤버들 집에는 한 번씩 초대되었다는 이야길 들으니까, 우리 집에도 한번 초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서 들어가시죠. 식사 차릴게요.”

메이는 성큼성큼 앞장서서 아파트 건물로 향했다.

“얘들아. 메이 마미 따라가자!”

캐티는 양팔에 한 명씩 아이들을 끌어안고 메이의 뒤를 따랐다. 신시아가 우유 봉지를 들고 맨 뒤를 따라갔다.

메이가 주방에서 냄비 속의 음식을 국자로 젓는 동안, 캐티는 아이 둘을 욕실로 데려가 차례로 욕조에 넣었다.

욕실에서는 물 튀는 소리와 짧은 웃음소리, 그리고 캐티가 일부러 낮게 깔아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눈 감아. 눈 감으라니까. 그래, 잘했어. 이번엔 머리 뒤로. 뒤로. 옳지.”

신시아는 욕실 문밖에서 불안한 얼굴로 서 있었다. 캐티와 메이 부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벌어진 욕실 문틈으로 살짝 들여다보니, 아이들은 작고 미끄러워 보였고, 캐티는 너무나 익숙하게 그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었다.

잠시 후 캐티가 문 쪽을 보며 불렀다.

“신디.”

“네?”

“네가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기회다. 거실 바닥에 수건 좀 펼쳐줄래?”

신시아는 캐티가 가리킨 마른 수건을 재빨리 가져다가 거실 바닥에 펼쳤다. 거실 한가운데에는 아이들이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푹신한 스펀지 매트가 깔려 있었다.

욕실로 돌아오자 캐티가 첫째 아이 헤이지를 수건으로 폭 감싸 안고 있었다.

“받을 수 있겠어? 엉덩이 밑을 받쳐주면 돼.”

“네. 해볼게요.”

신시아는 캐티가 알려준 대로 조심스럽게 헤이지를 받아 안았다. 수건 밖으로 나온 머리카락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거기 수건 위에 앉혀주고, 머리 물기 좀 닦아줘.”

신시아는 헤이지를 거실로 데려가 펼쳐놓은 수건 위에 앉혔다. 아이는 따뜻하고, 작고, 쉽게 식을 것 같은 몸을 가진 존재였다.

몸을 감싼 수건을 여며준 뒤, 신시아는 마른 수건 끝으로 헤이지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눌러 닦았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아플 것 같아서 겁이 났다.

그렇다고 너무 약하게 닦으면 물기가 남을 것 같아서, 그녀는 거의 악기를 다루듯 손끝을 조심했다.

열려 있는 욕실 문 너머에서 캐티가 말했다.

“귀 뒤도 닦아줘. 거기 물 남아 있어.”

신시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수건으로 아이의 귀 뒤를 살살 닦았다.

헤이지는 신시아의 돌봄을 받으며 아무 의심 없이 얌전하게 가만히 있었다.

아이에게서는 젖은 머리카락과 따뜻한 피부, 아기용 비누 냄새가 가까이 올라왔다.

신시아는 순간 말을 잊었다.

생각했던 냄새와 달랐다.

기저귀 냄새도, 음식물을 흘린 냄새도, 땀 냄새도 아니었다.

따뜻한 녹차 잔에서 올라오는 김처럼, 아주 엷고 부드러운 냄새였다.

신시아는 수건을 쥔 손을 잠깐 멈췄다.

욕실에서 고개를 돌린 캐티가 물었다.

“왜?”

“아니요.”

신시아는 다시 조심스럽게 아이의 머리를 닦았다.

“그냥……. 따뜻한 녹차에서 나는 향기 같아요.”

캐티는 잠깐 눈을 깜빡이더니 피식 웃었다.

“맞아. 목욕 막 끝난 애들은 그렇지.”

“아기 냄새라는 게…… 이런 거였군요.”

“기저귀 갈 때는 그런 말 안 나와.”

그때 주방에서 불을 줄인 메이가 거실로 다가왔다.

“어머, 어머! 고마워요. 미안해요. 손님에게 이런 거 시켜서.”

메이는 헤이지의 몸에 남은 물기를 닦고 보습 로션을 얇게 펴 발랐다. 작은 손발과 팔다리를 가볍게 주무른 뒤, 소파 옆 바구니에서 새 기저귀와 잘 개켜진 내복을 꺼냈다.

신시아는 숙련된 엄마가 아이에게 기저귀를 채우는 모습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헤이지. 팔. 만세~ 해.”

헤이지는 팔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지만, 소매의 어디로 넣어야 할지 몰라 잠깐 허공을 휘저었다. 메이는 그 작은 손목을 잡아 천천히 소매 안으로 넣어주었다.

내복까지 입은 헤이지가 신시아 앞에 다시 앉았다.

메이는 소파 위의 헤어드라이어를 가리켰다.

“머리 말리는 것만 조금 더 도와주시겠어요? 온도랑 바람은 가장 낮게 해주시고요.”

“네.”

신시아는 자신의 손에 먼저 바람을 쐬어보고, 헤이지의 머리에서 조금 떨어뜨려 헤어드라이어를 움직였다.

그동안 캐티는 물을 뺀 욕조 안에 주저앉아 있는 레오의 작은 몸을 수건으로 감싼 뒤 들어 올렸다.

수건 속에 폭 파묻힌 레오를 안고 거실로 나온 캐티가 신시아에게 말했다.

“자. 녹차 한 잔 더 받아라.”

신시아는 이번에는 조금 덜 불안했다.

헤이지의 머리를 거의 다 말린 신시아는 헤어드라이어를 끄고, 캐티가 건네는 레오를 받아 안았다. 수건으로 아이의 머리를 감싸고, 귀 뒤를 닦았다.

메이는 그 옆에 앉아 레오의 몸을 말리고 로션을 발랐다.

“레오, 엉덩이 들어.”

레오는 가만히 누워 있기만 했다. 메이는 익숙한 손길로 기저귀를 채우고 내복을 아래위로 다 입혔다.

신시아는 옷을 입은 레오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훑어가면서 조심조심 말렸다. 바람이 아이에게 너무 강하게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캐티가 욕실 정리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 모습을 보았다.

“큰일 하나 치렀구나. 신디. 넌 이제부터 우리 아이들의 명예 이모야.”

“그건 칭찬인가요?”

“육아에서는 꽤 높은 칭찬이야.”

캐티는 킥킥 웃으며 젖은 수건을 빨래 바구니에 던져 넣었다.